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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제작년도 미상
ⓒVivian Maier/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비비안 마이어,
어쩌면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

세상을 떠난 뒤 얻은 이름,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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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1955년 5월 5일
ⓒVivian Maier/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보모이자 가정부로 일하며 틈틈이 사진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 사진을 찍기 위해 보모로 일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방대한 양의 필름을 남겼다. 사진은 그녀에게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하루를 상상해봤다. 이른 아침 칭얼거리는 주인집 아이들을 얼러 식사를 챙긴다. 식탁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을 듯싶다. 잼이 쏟아지고 우유가 엎질러지는 건 다반사. 아이들을 씻기는 일도 또 한 차례 전쟁이었을 터다. 데칼코마니처럼 동일한 날들이 이어지는 생활이 4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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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2월 1일
뉴욕 출생.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남.

1932년
어머니와 프랑스로 건너감.


1938년
다시 뉴욕으로 돌아옴.


1951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보모가 됨.


1952년
롤라이플렉스 카메라 구입, 뉴욕 거리를 촬영함.


1956년
시카고에 정착. 겐스버그 가정에서 일 시작,
17년간 이 집에서 일함.


1959년
필리핀, 아시아, 인도, 예멘, 중동, 프랑스 등을 여행.


1970년
라이카로 컬러 사진 촬영. 1980년대 말까지 사진 찍음.


1990년~2000년
필름을 창고에 보관했으나 밀린 창고료 때문에 물건
압수당함. 
겐스버그 집안에서 묵을 곳을 마련해줌.


2007년
비비안 마이어의 일부 필름 등이 경매에 나옴.


2009년 4월 21일
시카고에서 사망.

사진은 마이어에게 숨통이 아니었을까. 앞치마를 벗고 롤라이플렉스를 목에 거는 순간, 그녀는 자유였을 것 같다. 길거리 상점 주인이 턱을 괴고 조는 모습,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환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여자아이들, 두 손을 꼭 마주잡은 부부의 뒷모습…. 마이어의 카메라는 ‘몰카’ 찍듯 비밀스럽게, 또 때로는 친구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어주듯 가깝게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마이어의 사진이 울림을 주는 이유는 사진 속에 담긴 그녀의 시선 때문이다. 사람을 향한 끈질긴 관심이 사진에서 배어나온다. 아이부터 어른, 풍요로운 사회의 뒷면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를 그녀는 카메라 속으로 초청했다.

그 자신이 사회의 주변인 신분이었던 비비안 마이어. 생전에 한 번도 자신의 작품을 공개한 적 없었지만 마이어는 사진의 역사에 그 이름을 굳게 새겨 넣었다. 세상을 떠난 뒤 그녀 인생은 ‘포토그래퍼’라는 새로운 길로 통해 있었다. 마이어는 우리에게 그 길을 밟아가는 설렘을 ‘선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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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장소 미상, c. 1950
ⓒVivian Maier/Maloof Collection, Courtesy Howard Greenberg Gallery,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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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수영     포토그래퍼 | 조윤구     디자이너 | 이지혜     퍼블리셔 | 갈미애      사진제공 | 성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