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작곡 도전기, 첫 번째 수업

누구나 마음속에 멜로디 하나쯤은 있다

아키는 직장인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는 직딩예대와
방황하는 무중력 청소년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유유자적 프로젝트가 있는
유자살롱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예술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들이 회사를 견디지 못해 하나 둘씩 그만두더라고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할 거라는데 그게 되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직장인들에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딩예대를 만들었고,
슬로건도 주경야독을 조금 바꿔서 ‘주경야예’로, 밤에 예술을 하자는 거죠.”

_ 아키 

직.딩.예.대. 물론, 진짜 예술대학은 아니다. 직딩예대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음악과 악기를 알려주는 커뮤니티다. 우리의 일상을 빛나게 만들어 주는 음악, 우리 삶에서도 단비가 될 수 있을까? 

에디터의 음악실력은 그렇게 좋지 못하지만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 보리라’는 결심으로 직딩예대의 은근작곡반 수업을 듣게 됐다. 에디터의 체험이 작곡을 원하지만 그 시작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 첫 번째 여정을 지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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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시작하기 전 은근작곡반의 수업규칙을 숙지해야 한다.

첫째, 부정적인 언어는 최소한으로 할 것. 모든 피드백은 긍정적인 단어로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음악을 이딴식으로..!”같은 피드백은 꿈도 못 꾼다.
둘째, 수업이 진행되는 ‘하자센터’에서는 자아를 내려놓아야 한다. 남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해야 좀 더 적극적인 수업참여가 가능하다.

들리는 대로 듣자! 이기적인 청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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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봤을 때, 지렁이인지 낙서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엔 노래에 대한 각자의 감정이 들어가 있었다. 

가장 먼저 청음 시간,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느낌을 악보에 받아쓰면 된다. 흰 종이에 들려주는 노래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시작돼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이 흘러나오자 노래가 주는 느낌과 감정을 하얀 A4 용지에 그려보기 시작했다. 노래가 흘러갈수록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고민됐지만, 하얀 종이에 구불구불한 선과 여러 도형을 남겼다.

청음이 끝난 뒤,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허탈함, 서운함이 느껴지다가 그 다음은 단념을 하고 나중에는 호소를 하는 거죠.”

뜻 모를 원과 선들이 각자의 감상이 되어 해석됐다. 한 사람씩 느낌을 말할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다. 느낌에 따라 맞다, 틀리다가 아닌 각자의 표현방식을 존중해 준다는 뜻이다. 비록 대여섯 명이 치는 작은 박수였지만 이런 따뜻한 박수를 받아본 적이 언제인지 ······.

화성에 멜로디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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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이 딸린화음, 기력이 (중간으로)버금딸린화음, 기력이 으뜸화음 … 화음이 주는 안정적인 느낌을 기력으로 표현했을 때, 으뜸화음이 젤 인기가 많다. 

사진 속의 주요 3도 화음에 대해 설명하자면, 으뜸화음은 도미솔, 버금딸림화음은 파라도, 딸림화음은 솔시레를 같이 치는 것이다. 화음에 대해 정확히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지만. 이 세 화음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 필요는 있다고 했다. 

‘은근’ 작곡반이라도 이론 공부가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2주차부터는 화성악과 코드를 배우게 되는데 어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유유자적 살롱 대표인 아키(본명:이충한)가 쉽게 가르쳐주니까. 특히 초보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인 코드에 대해서는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코드는 크게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뉜다. 메이저는 밝은 느낌, 마이너는 어두운 느낌. 코드가 주는 느낌들은 애플리케이션 ‘게러지 밴드(garage band)’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연재할 기사에서 개러지 밴드를 더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게러지 밴드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사 IT 기기에 있는 음악 제작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법만 알면 초보자도 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어, 처음 작곡을 시작할 때 좋다. 

내겐 너무 어려운 게러지밴드

아이폰을 사용해 본 적 없는 나는 게러지밴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걱정할 것이 없는 게, 게러지밴드에는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처음은 ‘스마트키보드(smart keyboard)’ 기능에서 코드를 익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마트키보드’에서 키보드를 한 번씩 눌러보면서 코드를 익히고, 제임스 므라즈의 I’m yours 등 유명한 노래의 코드를 연습했다. 이렇게 연습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C코드로 시작하면 안정적인 느낌, A 마이너는 우울한 느낌의 노래로 나온다는 것.

막무가내 작곡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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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는 예시일 뿐, 내가 만든 코드는 니 맛도 내 맛도 아니었다. 

우리는 게러지 밴드로 코드를 만들어보고 그 위에 멜로디를 입혀보라는 미션을 받았다. 앞서 접해본 코드와 같이 나만의 코드를 만드는 작업. 그것이 단 8마디라도 어려운 일이었다.

‘스마트키보드’를 이용해서 코드를 만들었는데, 나 같은 경우 전혀 코드를 만드는 것에 대한 감을 잡지 못했다. 이것 저것 눌러보다가 어쩌다 좋은 코드가 나왔더라도, 만들어진 코드 위에 멜로디를 얹히는 작업은 더 어려웠다. 처음엔 자꾸 코드 진행만 따라가게 되다가 몇 번 해보니 어떻게 멜로디를 입혀야겠다는 감이 생겼다.

짧게 나마 경험을 해 보면서 ‘나도 음악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작곡에 관심이 있거나 음악에 열정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직딩예대 은근작곡반,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하다.

수업이 끝난 뒤 아키는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었다.

“다음 시간까지 내가 만들고 싶은 노래는 뭔지,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한 문장은 뭔지 생각해 오세요.”

이 ‘마음 속 한 문장’은 다음 수업 시간에 진행할, 드럼 비트로 리듬을 만들고 피아노로 코드를 붙여 8마디의 노래가 될 것이다. 

기획 및 취재 l 장윤정 기자
사진 l 조윤구 . 퍼블리싱 l 장윤정
디지털편집국 문화팀 l storyboard@visualdive.co.kr

“음악은 따분한 일상의 순간마저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게 해요.”

_영화 <비긴 어게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