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8

버스가 영화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버스기사는 감독, 버스에 타는 승객들은 출연자, 들르는 정류장은 영화촬영장소가 된다.
버스는 영화처럼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창밖보다 스마트 폰을 바라보는 요즘 시대에 버스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는 잡지
‘생각버스’의 디렉터 이혜림(25) 씨를 만나봤다.

소소한 낭만을 꿈꾸는 ‘생각버스 프로젝트’

생각버스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해 달라.

생각버스 프로젝트는 이혜림, 이예연(25, 디자이너) 둘이서 서울 버스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한 잡지다. 두 달에 한 번씩 발행하는 격 월간지로, 버스노선과 그에 어울리는 주제를 잡아서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버스에서 느끼는 좋은 점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버스는 지하철과 달리 사람들끼리 마주 보지 않고 서로 정면을 바라보기 때문에 독립적인 공간을 갖게 된다. 이 독립적인 공간은 생각할 시간을 주는데, 이 점이 정말 매력적이다. 또한 서울버스가 런던의 빨간 버스처럼 랜드마크가 되길 바랐다. 서울 하면 경복궁이나 남산타워 같은 건물 위주의 랜드마크가 먼저 생각난다. 우리는 네 가지 색깔의 서울 버스가 서울의 심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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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버스’의 디렉터 이혜림 씨, 생각버스 프로젝트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버스는 무가지로 알고 있는데, 무가지로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버스는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디자인이 예쁜 잡지를 만들었다고 해서 이걸 사람들이 돈 주고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버스를 보면서 그 안에 적혀 있는 정보들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무가지로 발간하게 됐다. 물론 과월호가 되면 판매를 한다.

 

생각버스는 2015년 5월부터 시즌2를 발매했다. 시즌2를 맞이하면서, 독자들이 보인 반응은 어떤가?

우리는 따로 웹진을 내지 않기 때문에 피드백은 생각버스 페이스북이나 지인을 통해서 듣는다. 생각버스 시즌 2를 내면서 들었던 반응은 ‘재밌다’, ‘이런 거 있는지도 몰랐다.’ 등이었다. 시즌2를 통해서 생각버스를 처음 접하셨던 분들은 대부분 이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시즌1부터 쭉 지켜보시던 분들은 시즌1의 아날로그 느낌이나 아기자기한 느낌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한다. 시즌2에서는 아날로그 느낌이나 감성적인 느낌이 나는 것을 지양했다. 그래서 종이 재질로 시즌1과 달리 했고 크기도 줄였다.

여행가를 위한 일곱 노선, ‘버스로 서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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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날 수 있는
<버스로 서울여행> 

<버스로 서울여행>이 발간되었다. 서울의 여행코스를 담은 여행서 느낌이 강하다. 실용 여행서를 발간한 계기가 있나?

이전에 <더 버스>라는 책을 냈었다. 에세이 성향이 강한 책이었는데, 독자들이 여행서로 많이 오해하셨다. 타겟팅 실패로 그 부분이 매우 아쉬웠다. 그러다 최근 개정판 이야기를 하면서 아예 실용서로 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서울 시내의 버스 노선을 따라 전시장, 공연장, 맛집, 공원 등의 정보를 담았다. 버스로 서울여행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생각버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책이니 처음보다 발간 준비에 훨씬 수월했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실용서 이다 보니 이전보다 더 많이 발로 뛰어야 했다. 맛집 같은 경우, 직접 가서 먹어봐야지 진짜 맛있는지도 검증이 되고, 그곳에 가서 일일이 사진을 찍어야 하는 부분도 너무 힘들었다. 미술관 같은 경우도 전시회가 열리면 저작권 문제도 걸려 있으니 허락을 받아야 했다. 이런 과정이 번거로웠다. 이 책을 내면서 150군데를 다 돌아다니느라 고생했다. 그러다보니 책 준비하는 데에만 1년 넘게 걸렸다. 원래 올해 초에 내고 싶었는데, 작년에 준비하는 동안 나는 일을 하고 있었고, 예연이는 졸업전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늦어졌다. 이러다가 올해에 못 내겠다 싶어서, 열심히 준비해서 하반기에 책을 내게 됐다.

‘대학생 이혜림’이 아닌 ‘생각버스 디렉터 이혜림’

생각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은 알아보시는 분이 생겼다는 거다. 심지어 어떤 일이 있었냐면 내가 다른 곳에서 잠깐 일했을 때, 어떤 분이 오셔서 생각버스를 하는 분이 아니냐며 알아보셨다. 또한 생각버스 프로젝트는 내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디자인을 맡고 있는 이예연이라는 친구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디자인이 많이 성장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도 처음보다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인터뷰도 예전보다 능숙해지고, 잡지를 만들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편집하고 인쇄 공정 같은 것도 경험하고 … 이런 부분에서 전문성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이제 11월이다. 늦가을 서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버스 노선을 추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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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번 버스를 타면 남산공원을 들러볼 수 있다.

버스맵 7022 -4

7022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힐링버스다.

¡¼¼­¿ï=´º½Ã½º¡½Àå³²¼ö ÀÎÅϱâÀÚ = Å« Àϱ³Â÷°¡ Áö¼ÓµÇ°í ÀÖ´Â 16ÀÏ ¿ÀÈÄ ¼­¿ï Á¾·Î±¸ °æº¹±Ã ±ÙÁ¤Àü ³Ê¸Ó·Î °¡À» ÇÏ´ÃÀÌ º¸ÀÌ°í ÀÖ´Ù. 2015.09.16.

 nsjang@newsis.com

경복궁을 지나는 406번은 가을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뉴시스)

(클릭하시면 이미지를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먼저, 402번 버스. 생각버스에서 다뤘던 버스인데, 그때는 공공미술과 관련해 다뤘었지만, 이 버스가 남산 서울길도 지나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또 7022버스도 추천한다. 이 버스는 북한산도 지나고, 윤동주 문학관도 지난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버스다. 저번에 생각버스에서 다룰 때도 ‘힐링’을 주제로 다뤘었고. 406번 버스의 경우는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버스다. 양재동에서 올라오는 버스인데, 국립현대미술관을 지나 예술의전당과 인사동을 지나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버스다. 그런 차원에서 가을에 잘 어울리는 버스라고 생각한다. 또 경복궁도 지나는 버스라 경복궁의 가을풍경도 즐길 수 있다.

다음 생각버스 시즌2는 어떤 노선을 선택할 생각인가?

아쉽게도 당분간은 생각버스를 발간할 수 없을 것 같다. 시즌2를 시작하면서 5월과 7월호가 나왔고, 다음 9월호가 나왔어야 했는데 그건 책으로 대체됐다. 11월에는 잡지가 아닌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 사실 생각버스 창간 당시부터 음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알고 보니 버스를 주제로 노래를 부른 인디뮤지션이 생각보다 많더라. 그래서 그분들이 가진 노래를 모아서 앨범을 작업하게 됐다. 음반은 11월 중순 쯤 나오고 공연은 11월 7일 세종문화회관 소소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내년 1월에는 개인전을 생각하고 있다. 글 보다는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생각버스 전시를 계획 중이다. 아쉽지만 한동안은 잡지 발행 보다는 다른 영역의 활동을 보여드릴 것 같다.

기획 및 취재 l 장윤정 기자 
포토 l 조윤구, 장윤정 . 퍼블리싱 l 장윤정
비주얼다이브 문화팀 l storyboard@visualdi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