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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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접어든 친구지만 마치 대학생 새내기 때로 돌아간 듯이 두근댄다.
궁금해져 무작정 틀었다. 정규 1집 앨범 ‘natural’를 시작해서 2집 ‘PRINCE’,
최근에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과 함께 발표한 ‘가을이긴 한가 봐’를 끝으로 전곡을 들었다.

우연히 신선한 음악을 접했을 때의 짜릿함, 실로 오랜만에 하는 경험이었다.
밴드 이름과는 달리 소란스럽지 않고, 감성적인 팝과 모던 록을 들려준다.
더욱 파고들었다.

2009년에 결성된 4인조 밴드 소란은 홍대 클럽을 떠도는 마니아 음악 팬들 사이에서 유명했고,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3’어워즈에서 ‘최고의 아티스트’로 뽑힐 만큼 실력파 밴드였다.
V매거진 12월호 키워드로  ‘Where is Santa Claus?’가 정해졌을 때 문득 소란이 떠올랐다.
12월 24일부터 크리스마스, 이틀 동안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소란이 간직했던 크리스마스, 그리고 산타클로스.’
뚜렷한 음악 색깔을 지닌 아티스트인 만큼 독특한 에피소드들이 터져나올 거라고 확신했다.
‘벚꽃이 내린다’를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신선한 두근거림을 안고 홍대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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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내린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바라본다

조용한 내려앉는 소리
가슴이 아린다

– 벚꽃이 내린다 중, 소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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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만나기 전 살짝 불안했다. 보컬 고영배를 뺀 나머지 세 남자는
전혀 소란스럽지 않다는 소문을 들어서다. 고영배는 ‘라디오계 유재석’으로 불릴 만큼
맛있는 입담을 자랑하지만, 다른 멤버들은 ‘멀뚱멀뚱’ 눈으로만 말한단다.

다행스럽게도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려에 불과했다.
물론 리더인 고영배가 독보적으로 말수는 많았지만, 각자가 들려준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에 대한 추억들 하나 하나가 쫄깃했고 솔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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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제게 선물을 줬던 산타클로스가 많았어요. 감사한 일이죠.
가장 고마운 산타를 뽑자면 우리 소란 멤버들이라고 생각해요.

학창 시절 때 클래식을 전공했는데, 이 길로 계속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멤버들을 만나게 되면서 음악적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게 됐죠. 사실 밴드가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들어요. 서로간 성격과 성향이 맞지 않거나, 팀워크는 좋은데 성과가 나지 않아서 1년 이상 버티는 팀들이 거의 드물죠. 소란은 기적을 이뤄냈어요. 각자가 가진 성향과 취향이 확실히 달라서인지, 모이면 합이 정말 잘 맞거든요. 제 음악적 인생을 잡아주고 끌어주는 멤버들이 산타클로스와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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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멤버들에게 항상 고맙죠.
헌데 제 마음 속 산타클로스는 작은 외삼촌이에요.

어린 시절 처음으로 뮤지션이라는 이미지를 가슴 속에 심어준 분이시거든요. 메탈에 빠져 살았던 외삼촌 방에 들어가면 판타지가 펼쳐졌죠. 책장에 수천 장 꼽혀있던 LP판들과 종류별로 세워둔 기타들은 아직도 머리 속에 선명해요. 고전들을 자주 들려주셨는데 정말 신이 났었죠. 덕분에 자연스럽게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 아티스트를 꿈꾸며 학창 시절 결성했던 스쿨밴드를 시작으로 음악적 활동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어요. 음악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신 외삼촌이 제겐 산타클로스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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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는 기쁨을 주는 존재잖아요.
그런 점에서 어머니가 제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선물이죠.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 친구처럼 사이가 정말 좋았어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사춘기 때도 또래 친구들보다 대화를 자주 나눴죠. 아들이지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을 많이 해주셨어요. ‘나는 너를 항상 존중하고 존경한다.’라는 말씀을 늘 하셨던 분이었죠. 음악적 자양분도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음악을 사랑하셨거든요. 올드팝부터 대중 가요,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많이 보내곤 했죠. 덕분에 음악적 감수성과 섬세함이 자연스럽게 부풀려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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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분들을 이야기 하네요.
그런 맥락에서 교회 형이 떠올라요.

클래식 기타를 잘 쳤어요. 처음에는 옆에서 쭈뼛쭈뼛 구경만 했어요. 호기심이 있다라는 걸 눈치를 챘는지, 형이 선뜻 기타를 배워보지 않겠냐고 먼저 손을 내밀더라고요. 함께 기타를 치는데 정말 신이 났었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재미를 더한 열정까지 부릴 수 있었어요. 중 3 겨울 방학 때 처음 기타를 만진 후 지금까지도 달고 살고 있게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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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와의 첫 키스…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에는 6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가 떠올라요. 첫 키스. 그녀와 크리스마스 때 처음 입을 맞췄거든요. 손을 잡고 명동 거리를 거닐다가, 무작정 명동 성당에 들어갔어요. 둘 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지만 궁금했거든요. 은은한 불빛에 둘러 쌓인 성모마리아 상을 보고 있자니 분위기가 로맨틱해졌어요. 계획한 건 아니지만 무드에 이끌려 키스를 하게 됐죠.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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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한 살 때 맞은 12월 25일, 아내를 향한 특별한 이벤트…

크리스마스는 특별해요. 제 아내 생일이자 와이프와 연애를 시작한 후 100일이 지난 기념일이 성탄절이거든요. 스물 한 살 때 맞은 12월 25일이었죠.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안겨주고 싶어서 여러 이벤트들을 준비했어요. 장미꽃 100송이를 사주고 싶었는데 진심이 부족한 듯 하고 지갑도 가벼워서 접기로 결심했죠. 종이 꽃송이 100개를. 만들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어려운 작업이에요. 꽃과 줄기, 잎사귀를 각 100개씩 접어야 하니까요. 3주 밤을 꼬박 지샌 기억이 떠오르네요. 콘서트 티켓도 마련하고 손수 만든 수제 케이크도 만들었어요. 교제하면서 찍었던 사진들도 인화해서 둘만이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앨범도 제작했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던 성탄절 이벤트였어요. 우리 부부가 추억하는 최고의 크리스마스라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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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데 왜 사왔냐며 말씀은 하시는데
한 동안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노트북만 들여다보시던 아버지…

크리스마스라는 화두를 던지면 선물이 떠올라요. 아버지께 드렸던 노트북이 기억나네요. 대화가 거의 드문 부자 사이라 서로 표현을 잘 못해요. 둘 사이에는 선물이라는 개념도 낯 간지럽죠. 헌데 어느 날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던 노트북이 무겁고 느리다고 볼 멘 소리를 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됐어요. 제 마음도 불편해지더라고요. 그냥 못 들은 척 지나칠 수 없어서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가볍고 빠른 최신형 기기로 바꿔드렸죠. 비싼데 왜 사왔냐며 말씀은 하시는데 한 동안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노트북만 들여다보고 계시더라고요. 참 뿌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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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OUR’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은 콘서트죠. 비록 첫 공연은 서울 마포에서 열리지만요. 보통 세계를 도는 콘서트를 기획하면 해외에서 첫 무대를 펼쳐요. 팬 분들은 알겠지만 ‘WORLD’라는 키워드는 소란의 포부 같은 개념이지 실제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팬들 몇몇이 그러더라고요? 역시 소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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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꾸민 공연에서 팬들을 위해 여러 이벤트를 펼쳐왔어요. 공연 시작 하기 전에 곡 순서가 모두 적힌 주보를 나눠준다거나. 관객 중 한 명을 뽑아서 집까지 에스코트를 해준다거나. 이번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도 상당한 볼거리가 있을 테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현재 멤버들하고 아이디어 구상을 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어요. 성탄절이라고 해서 캐롤을 부르는 식상한 이벤트가 아닌, 어떻게 하면 소란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선물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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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선물을 만들어서 팬들을 위한 산타클로스가 되어 줄 생각이에요. 과분하게 사랑을 받아온 만큼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성탄절로 공연 날짜를 잡은 이유도 화끈한 선물을 안겨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산타클로스가 된 소란’을 기대해주세요.

We Wish A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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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경미     디자이너 | 최현지     퍼블리셔 | 갈미애
사진제공 | 해피로봇 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