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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안부를 묻다

대지 위에 쓰인

초록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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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을 맞아 항상 곁에 있어 잊고 사는 나무와 숲의 소중함을 조명합니다. 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키고, 푸르른 녹음을 선사하는 숲. 그러나 숲은 경제 개발에 밀려 끊임없이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끝을 모르는 인간의 욕심은 자연을 훼손하고, 급기야 온난화를 불러 왔습니다.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인간이 지구에 남긴 발자국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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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지구의 허파라고 하지만, 평소 숲의 가치를 느끼는 건 쉽지 않다. 꼭 어떤 사건이 닥쳐야만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무려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한 상황 가운데 독특한 생태 환경을 지닌 한 숲이 지역 주민을 수해로부터 지켜 눈길을 끌었다. 바로 맹그로브(mangrove) 숲이다.

동남아의 팔방미인 숲
‘맹그로브’

맹그로브 나무는 주로 아열대·열대 지역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란다. 맹그로브는 번식법부터 특이하다. 어느 정도 나무가 자라면 나뭇가지 자체가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다. 씨앗을 퍼뜨려 종족을 보존하는 여타 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물 위의 숲, 맹그로브
출처-EBSDocumentary Youtube 채널

독특한 번식법만큼 생김새도 인상적이다. 맹그로브의 외양에서 가장 큰 특징은 뿌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습이다. 뿌리 사이 공간은 어린 물고기가 성장을 마칠 때까지 안전한 서식처를 제공한다. 또한 맹그로브 숲은 쓰나미나 태풍으로부터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생물 다양성도 주요한 특징이다. 맹그로브 숲에는 멸종위기근접종으로 분류된 과일·꽃을 먹는 왕 박쥐부터 개체 수가 줄고 있는 게잡이 원숭이 등 여러 동물이 산다. 작은 생명 하나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맹그로브 숲의 소중함을 가늠할 수 있다.

스리랑카 나게나히루 재단의 맹그로브 숲 복원 활동
출처-스리랑카 나게나히루 재단

필리핀을 포함한 캄보디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가 맹그로브 숲을 끼고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2005년 초부터 맹그로브 숲을 지키기 위해 ‘나게나히루 재단’이 등장했다. 이들은 농민과 어부 등을 포함한 맹그로브 숲 인근 주민들과 숲의 지속적인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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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을 푸르게 물들이는
파리의 도시숲

세계보건기구(WHO)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 권고기준은 9.0㎡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민 1인당 도시숲 면적은 4.35㎡로 WHO 기준의 절반 수준.

세계 주요 도시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비교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 특성상 도시 외곽에 넓게 분포된 산림 때문에 전체 도시숲 면적은 넓지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도시민 비율이 90%인 것을 감안할 때 실제 도시민이 생활권으로 갖는 도시숲은 국제 기준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출처-산림청

유럽의 대표 도시 중 하나인 파리를 살펴보자. 파리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13.0㎡으로 서울의 약 3배. 파리의 공원 지도를 보고 있자면 공원이 파리인지, 파리가 공원인지 헷갈린다.

파리 녹지국은 관광객에도 익히 알려진 튈르리 정원이나 뤽상부르 공원 내 나무 외에도 가로수까지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녹지를 가꾸기 위한 이들의 행동은 실로 꼼꼼하다. 파리 녹지국은 시내 모든 나무의 ‘나무 족보’를 만들었다. 이 족보에는 나무의 자세한 위치와 수종, 심은 날짜, 높이부터 둘레까지 적혀 있다. 나무를 주제로 여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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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파리 시내 나무 족보
출처-파리시청

파리 녹지국이 운영하는 블로그도 눈길을 끈다. ‘자연과 정원을 사랑하는 블로거’가 파리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 풍경을 사진과 글로 친밀하게 전한다. 이들이 올리는 게시물은 ‘봄의 첫 꽃’, ‘도시 농장의 48시간’ 등 집 앞 공원으로 출사를 나간 듯한 꽃 사진부터 텃밭을 가꾸는 시민의 모습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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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4, 2016

누가 보지 않아도 핀다는 건,
참 싱그러운 느낌이야

글쎄. 어차피 필 거라면 난 누군가가 봐줬으면 해. 그렇지만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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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주말엔 숲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 <주말엔 숲으로> 속 문장이다. 이 글귀처럼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온몸으로 싱그러움을 표현하는 나무란 참 멋진 존재다. 주말엔 나무가 이룬 숲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숲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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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우리 숲

우리나라는 주로 온대림, 제주와 남해 일부 지역에 난대림, 해발 2,000m가 넘는 백두산을 비롯한 고산이 발달한 북한 일부 지역에 냉대림으로 구성된다.

그 속에서도 연평균 온도에 따라 나무들이 달리 군집해 서식하고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전국적으로 가장 흔한 나무지만, 이 밖에도 지역별로 눈길을 사로잡는 개성있는 나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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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FOREST

나무를 클릭해 보세요.
사진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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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에 가면 여타 나무와는 다른 하얀 나무가 눈길을 끈다. 금방이라도 귓가에 ‘자작자작’하며 속살거릴 듯한 자작나무. 하얀 빛깔이 아름다워 많은 이가 겨울을 맞아 이곳을 찾는다. 눈 쌓인 대지 위 하늘로 길게 뻗은 자작나무의 기다란 팔을 보는 일이 서글프면서도 매혹적이기 때문일 터. 영화 ‘나니아 연대기’ 속 설원에 매료됐던 사람이라면 겨울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주로 남해안 지역에서 자라는 동백나무는 다른 나무가 엄혹한 겨울바람에 몸을 움츠릴 때 홀로 붉은 꽃을 틔운다. 짙푸르면서 윤기가 나는 잎도 인상적이다. 또한 동백나무는 벌이나 나비가 아닌 새를 유혹해 번식한다고 한다. 빨간 꽃과 노란 꽃술, 초록 잎이 마치 색종이를 오려놓은 듯 귀엽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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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비자나무. 수령은 800년 정도로 높이 14m, 너비 6m에 이르는 거목이다.
사진출처-제주특별자치도 장록속민속자료

지름이 무려 2m에 달하는 제주도 비자나무는 이름부터 전설처럼 신비롭다.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우거진 비자림을 걷고 있으면, 시간을 잊은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비자림에서 가장 큰 ‘새천년 비자나무’는 긴 세월의 산 증인. 무려 고려 명종 때 태어나 800살이 넘었다고 한다. 세속적인 마음을 거두고 겸손한 자세로 나무에 귀 기울이면, 할머니 나무가 반천년이 넘은 자신의 삶을 들려줄 것만 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숲은 우리 곁에서 묵묵히 맑은 공기를 내보내고, 다양한 생명체를 품어 보듬는다. 그러나 어머니 품과 같은 숲이 사라지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는 2018년에 열릴 동계올림픽 때문에 500년 된 가리왕산의 나무들이 잘려나간다. 이 소식에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제인 구달은 “경제개발이 환경보전보다 앞서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2편에서 계속)

The Stor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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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 성민지 에디터(writer@visualdive.co.kr)
디자인·퍼블리싱 | 갈미애 퍼블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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