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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남긴 숙제

‘안전’ 어디까지 왔을까?

2014년 4월 16일 승객 300여 명을 실은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했다. 2년이 흐른 지금, 안전 제도는 개선됐을까?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더 심각한 수준의 참사로 번지지 않기 위해선 관련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제도는 그에 걸맞은 양질의 인력과 반복 훈련을 요구한다. 기사를 통해 당시 문제점을 돌아보고, 안전의 현 주소를 점검해보자.

여객선 선령 제한 30년→25년

침몰 당시 세월호의 선령은 ‘21년’. 국내 전체 여객선 평균 선령이 15년인 점을 고려하면 노령이었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식품위원회 소속 박민수 의원이 지난해 9월 18일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71척에 달하는 전체 여객선의 30.4%는 20년 이상의 노후 선박.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해운법’에 명시된 여객 및 화물 겸용 여객선의 선령기준을 25년 이하로 낮췄다. 사실상 2009년 1월 고시한 최대 30년이었던 선령 제한을 6년 만에 정정한 것이다.

사건 발생 후 연안 여객선에 대한 점검은 강화됐으나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 1월 26일 이랜드크루즈가 운영하는 코코몽호가 성수대교 부근에서 침몰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에도 선박 연령이 문제였다. 코코몽호는 올해 8월이면 건조된 지 30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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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영동대교 인근에서 침수된 이랜드 크루즈사 ‘코코몽 크루즈’ 유람선 사고 현장에서 침수된 유람선이 크레인에 들어 올려지고 있다.

코코몽호 침몰 사건은 ‘해운법’ 적용을 받지 않는 유람선의 노후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게다가 한강 유람선 이용객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던 2014년 50만 명에서 지난해 76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용객이 늘어난 만큼 사고 예방에도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이에 정부는 유람선을 대상으로 한 ‘유선 및 도선 사업법’의 선령 제한을 변경했다. 2023년부터 30년이 넘는 선박의 운항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선령과 더불어 문제시된 건 부실한 안전 검사였다. 당시 세월호의 안전 검사를 맡은 곳은 지난 40년간 정부 검사를 대행했던 ‘한국선급’. 한국선급은 세월호의 불법 증축을 인가했다. 안일한 책임 의식이 참사를 낳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해양수산부는 한국선급의 독점적 지위가 부실 검사를 낳았다고 판단, 선박 검사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관련 연구와 업체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노르웨이·독일선급(DNV-GL), 영국선급(LR), 프랑스선급(BV) 등 3개 선급이 검사를 맡길 후보로 꼽혔다. 해양수산부는 이중 최종적으로 한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해상교통관제시스템 관리 ‘일원화’

세월호는 선령부터 불법 개조까지 출항 전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출항 후에도 세월호 곁엔 여러 문제가 산재했다. 먼저 침몰 당시의 상황은 미숙한 대처를 보여줬다. 배가 침몰하는 위급한 때 비상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을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나눠 관리해 혼선을 빚었고, 공용인 조난 신고 채널을 사용하지 않은 선장과 항해사도 문제였다.

대대적인 안전 점검의 필요성을 느낀 정부는 지난해 3월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위급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해경은 해체됐고, 해산된 해경은 국민안전처로 통합됐다. 이어 관할이 달라 혼란이 가중됐던 VTS 역시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안전경비본부로 일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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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임회면 서망항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통해 관련 장비 수와 훈련 횟수가 늘어났다. 일례로 2014년 91대였던 수상 오토바이는 115대로 대폭 늘어났다. 민․관군이 협력하는 인명구조훈련도 기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점검자의 실명과 소견을 기록하는 안전점검 실명제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20일 해양경비안전본부는 반가운 소식을 알렸다. 당시 문제가 됐던 교신 체제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전병재 경감․김영습 경위․김종진 경장이 사비를 투자해 공동 제작한 ‘해상용선박무전기(VHF) 자동식별장치’가 주인공이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선박의 채널이 어느 채널에 맞춰져 있는지 무전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평상시 선박과 선박 간 충돌을 예방하는 데도 톡톡히 역할을 할 예정이다. 비상시엔 선박이 엉뚱한 채널과 교신하고 있더라도 이를 이용하면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

해경 해체 후…뻥 뚫린 영해 치안

수상 안전에 관한 법규와 실정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눈빛을 보낸다. 정부가 요트 대여업 등 항만 관련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운 법안에 안전 관련 조항이 미비해서다. 이 법안의 이름은 ‘마리나 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이하 마리나항만법)’. 경제활성화의 일환으로 등장한 ‘마리나항만법’은 지난해 1월 12일 국회를 통과했다.

안전과 관련해 ‘마리나항만법’은 ‘수상레저안전법’과 비교된다. 수상레저안전법엔 ‘비상구조선’ ‘인명 구조원’에 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마리나항만법에는 관련 내용이 없다. 정부는 2017년까지 거점형 마리나항만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물론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는 편이 좋다. 그러나 생명과 직결된 안전은 양보하기 어렵다. 후속 대처에 앞서 필요한 건 사전 예방이다. 안전 관련 조항이 필요한 이유다.

해경 해체 이후 영해 치안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3월 17일 우리 영해를 통과한 ‘오리온스타’호 이야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리온스타’호를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또한 우리 정부는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우리 측 해역에 북한 선박의 운항을 금지했다. 국내외적으로 모두 제재 대상인 선박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를 제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불법 조업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31일 금괴와 녹용 등을 해양 투기 방식으로 밀수한 일당을 적발했다. 바다에 밀수품을 투기 후 건져 올리는 밀수법이 수십 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 3월 2일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2014년 해경 해체 이후 밀입국 사범에 대한 검거 등을 담당하던 직원 792명은 287명으로 대폭 감축됐다. 해경 해체 이후 해상 안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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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국적이지만 북한 소유 선박으로 파악되고 있는 오리온스타호

세월호 사건 2주기를 맞은 지금,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해역에선 인양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인양은 지난달 28일부터 양일간 열린 세월호 2차 청문회에 이어 또 다른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릴 것이다. 여전히 숨 쉬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이들이 물속에서 떠난 이유를 잊지 않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침몰한 책임감과 안전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제부터 우리는 세월호의 출항부터 바다에 가라앉기까지 전 과정에서 있었던 수많은 오류를 고쳐야만 한다. 오류를 하나씩 바로잡는 과정은 지난한 일이고, 긴 시간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이젠 책임감을 갖고 수상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항목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생명과 등가로 치환될 수 있는 가치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게 달려오면서 증발해버린 안일한 안전 의식 역시 높여야 할 것이다.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되고, 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관련 제도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우리는 사라진 숨들을 기억하며 안전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남아 있는 이들의 몫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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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세월호는 왜’
http://taogi.net/why-sewolho/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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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 성민지 에디터 (writer@visualdive.co.kr)
퍼블리싱·디자인 | 박현원 퍼블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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